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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DNA분석

NASA, 우주서 DNA 분석 첫 시도


인류 구할 새로운 질환치료법 나올까무중력서 바이러스·대장균·쥐 염기서열 분석연구성과 순도 100% 신약 등 인체 적용 기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에서 DNA 염기서열 분석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한다. 화성 등 유인 우주탐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지만 신약 등 인류에게 필요한 새로운 질환치료법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NASA 등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왕복선을 통해 세 명의 우주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낼 계획이다. 미국·일본·러시아인 각각 1명으로 구성된 3명의 우주비행사는 러시아의 소유스 MS-01을 이용해 7일 오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ISS로 출발한다.


이번 탐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탐사대 중 한 명인 미국인 우주비행사 케이트 루빈스가 진행할 실험 때문이다. 루빈스의 실험 중 하나는 DNA 염기서열 분석이다. 무중력 공간에서 생명체의 DNA가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


루빈스는 바이러스, 대장균(E.coli), 쥐 등의 DNA로 염기서열 분석 실험을 진행한다. NASA는 실험 샘플을 미리 확보한 뒤 주사기에 담아 동결 처리해 ISS로 보낼 계획이다. 이번 실험에서 사람의 DNA 분석은 프라이버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빈스는 영국 바이오업체인 옥스퍼드나노포어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미니언(MinION)이란 분석 장비를 활용한다. 미니언은 USB처럼 컴퓨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작은 DNA 분석 기기다. 바이러스, 머리카락 등 DNA 한 가닥을 작은 구멍(나노포어)에 넣으면 전기전도도 차이를 이용해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다.


루빈스는 러시아 우주왕복선 발사를 앞두고 "대다수 과학자는 여러 실험을 하는 데 있어 '중력'이 가장 큰 제약 조건이라고 생각했다"며 "중력이 없는 환경에서 세포와 조직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NASA의 이번 실험은 향후 예정된 화성 유인탐사 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ASA는 2030년대 화성 유인탐사를 목표로 로켓 엔진부터 화성 정착민 거주지 기술 개발 등 차근차근 준비를 해오고 있다. 화성까지 우주비행사를 보낼 로켓 등 추진체 기술, 화성 거주를 도울 정착지 등 기술적인 문제가 여러 개 있지만 NASA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우주비행사들의 건강 문제다.


화성까지 왕복탐사에 3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우주방사선 등으로 인해 암과 중추신경계 손상, 백내장, 생식기능 저하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극도의 고독감으로 인해 정신질환 위험성이 커지고 무중력 상태에서 뼈, 근육, 시력 등이 약화될 수도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의 실험을 통해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불치·난치병을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지구의 중력이 거의 미치지 않는 ISS에서는 불순물을 걸러내는 것이 용이해 순도 100%의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지구상에선 생각하지도 못한 신약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선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맞춤의료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유전체 분석은 네 가지 염기를 분석해 그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생명체가 우주 공간에서 얼마나 잘 살아남을 수 있는지 등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염기서열 정보를 얻으면 NASA에서 목표한 대로 신약 개발 등에 활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